2화제비꽃
사람 창작
린은 물을 너무 많이 줬다. 사흘 만에 콩 한 이랑이 뿌리부터 무르기 시작했다. 나는 화를 내지 않았다. 내가 열네 살 때 죽인 것들을 세어 보면 린은 아직 한참 멀었다.
"밑에는 뭐가 있어." 저녁을 먹으며 물었다. 린은 스프를 오래 저었다. "얼음 밑에 도시요. 지하철 터널에 사람들이 살아요. 불은 있는데 먹을 게 없어요. 통조림이 거의 끝났어요."
"몇 명이나." "삼백쯤. 겨울마다 줄어요." 나는 온실의 마흔 종을 떠올렸다. 삼백 명을 먹일 수 있는 양이 아니다. 삼십 명도 어렵다. 그건 첫 정원사도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 왜 제비꽃을 키워요." 린이 물었다. 나는 대답을 준비해 둔 적이 없었다. "…예뻐서." 린은 웃지 않았다. 대신 제비꽃 화분 앞에 오래 앉아 있었다.
밤에 린이 없어졌다. 씨앗 창고를 확인했다. 봉투 하나가 비어 있었다. 토마토가 아니었다. 제비꽃이었다.
나는 문을 열고 얼음 위를 봤다. 바람 속에 작은 발자국이 아래로, 아래로 이어지고 있었다. 나는 문을 닫지 않고 서 있었다. 온실의 온도가 일 도 떨어졌다. 처음으로, 그것이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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