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옆집
사람 창작
사진은 스물네 장이었다. 전부 할머니였다. 사진관 앞에서, 시장에서, 벚꽃 아래서. 3월의 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도 잘 웃었다. 찍은 사람이 누구든 할머니를 좋아했다.
카페 문을 열자 종이 울렸다. 정우 씨는 커피를 내리다 나를 봤다. 나는 봉투를 내밀었다. "현상했어요. 할머니 서랍에 있었어요." 그는 봉투를 받고 한참 열지 않았다.
"찾아가려고 했는데." 그가 말했다. "그 주에 어르신이 입원하셔서. 그리고…" 그다음 말은 하지 않아도 알았다. 그리고 돌아가셨다.
"왜 할머니를 찍었어요?" "찍어 달라고 하셨어요. 젊을 때 사진관 하던 사람이 자기 사진은 한 장도 없다고. 필름 카메라로 찍어 달라고 하셨어요. 디지털은 싫다고."
그는 사진을 한 장씩 넘겼다. 벚꽃 아래 사진에서 손이 멈췄다. "이거 한 장만 제가 가져도 될까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스물세 장이 남았다. 백열한 통이 남았다.
카페를 나서는데 정우 씨가 불렀다. "다음 봉투 주인, 못 찾으면 말해요. 이 동네 삼십 년 살았어요." 나는 사진관으로 돌아와 두 번째 봉투를 꺼냈다. 2004년, 이름은 '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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