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발치
발치는 새벽에 끝났다. 서진은 왕의 왼쪽 아래 어금니를 뽑아 놋쟁반 위에 올려놓았다. 뿌리 끝이 검게 썩어 있었다. 침전에 남은 사람은 셋이었다. 왕, 서진, 그리고 등불을 든 단. 허문은 탕약 그릇을 든 채 문 밖으로 물러났고, 그 뒤로 돌아오지 않았다.
왕은 뺨을 감싸 쥔 손을 천천히 내렸다. 사흘 만에 처음으로 통증이 사라진 얼굴이었다. "그대는 어디서 왔는가." 서진은 대답을 고르다가 포기했다. 낙뢰를 맞고 깨어 보니 뒷마당이었다는 말을 이 사람이 믿을 리 없었다. "먼 곳에서 왔습니다." 왕은 더 묻지 않았다. 대신 단에게 눈짓을 했고, 단은 병풍 뒤에서 작은 함을 꺼내 왔다. 함 안에는 은으로 만든 패가 들어 있었다. 서진은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단의 손이 떨리는 것을 보고 가벼운 물건이 아니라는 것은 알았다.
"내의원 별제로 삼는다." 왕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방 안의 공기를 눌렀다. "허문에게는 내가 말하겠다." 서진은 은패를 받아 들며 문 쪽을 보았다. 문틈으로 새벽빛이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그 빛 속에 누군가 서 있다가 물러나는 그림자를, 그는 보았다고 생각했다. 단도 그쪽을 보았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고, 단은 아주 작게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말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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