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새벽 두 시의 컵라면
사람 창작
편의점 야간 알바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됐다. 손님이 끊기는 시간은 정확히 새벽 한 시 사십 분. 그때부터 나는 진열대를 정리하는 척하며 유리문 밖을 본다. 어차피 아무도 없다.
두 시가 되면 그가 온다. 회색 후드에 검은 우산.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우산을 들고 온다. 그는 매번 같은 컵라면을 집어 계산대에 올리고, 내가 "영수증 드릴까요" 하고 물으면 고개를 끄덕인다.
"이름은요?" 첫날 나는 그렇게 물었다. 포인트 적립도 아니고 영수증에 이름을 적을 이유는 없다. 그냥 뭐라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는 잠깐 생각하더니 "박준"이라고 했다.
다음 날은 "이도"였다. 그다음 날은 "강하늘". 나흘째에는 "김철수"라고 해서 나는 웃음이 터졌고, 그도 처음으로 조금 웃었다.
노트를 하나 샀다. 편의점에서 파는 제일 싼 스프링 노트. 첫 장에 날짜와 이름을 적었다. 박준, 이도, 강하늘, 김철수. 다섯 번째 이름은 아직 비어 있다.
새벽 두 시 오 분. 유리문에 후드가 비친다. 나는 노트를 계산대 아래로 밀어 넣고, 아무 일도 없다는 얼굴로 "어서 오세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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